다이어트를 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거나, 요요가 반복된다면 단순히 식단이나 운동 탓만 할 일이 아닙니다. 내 몸속에 쌓인 ‘염증’이 체중 감량을 방해하는 숨은 적일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만성 염증은 비만과 체중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다이어트와 염증의 관계, 염증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염증을 줄이는 실천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지방 축적을 부른다
만성 염증이 지방 축적을 부르는 과정은 단순히 칼로리 섭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과 대사 시스템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결과입니다.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지방조직이 단순한 에너지 저장소를 넘어, 다양한 염증성 물질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이때 분비되는 대표적인 물질이 바로 사이토카인과 아디포카인인데, 이들 중 상당수가 염증을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내장지방이 많아질수록 이런 염증 유발 물질의 분비가 활발해지며, 이는 전신적인 만성 염증 상태로 이어집니다.
지방조직 내에서는 대식세포라는 면역세포가 활발히 작동합니다. 비만이 심해질수록 지방조직에 대식세포가 더 많이 침투하고, 이들은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L-6 등)을 다량 분비합니다. 이 과정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유발되고, 결국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서 지방이 더욱 쉽게 축적되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실제로 비만 환자에서 관찰되는 만성 저등급 염증은 대사증후군,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만성 염증은 지방세포의 분화와 기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염증 반응이 지속되면 지방세포가 정상적으로 성장·분화하지 못하고, 이소성 지방 축적(간, 근육 등 비정상 부위에 지방이 쌓이는 현상)이 촉진됩니다. 또한,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아디포카인의 과도한 분비는 지방조직 내 대식세포의 침윤을 더욱 가속화하고, 이로 인해 지방조직의 염증이 증폭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처럼 만성 염증은 단순히 지방이 쌓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방이 더 쉽게 쌓이고 잘 빠지지 않는 체질로 몸을 변화시킵니다. 따라서 만성 염증을 줄이지 않고서는 체중 감량이 쉽지 않습니다. 염증을 낮추기 위해서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정제된 탄수화물과 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이며,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성 염증을 관리하는 것이 곧 건강한 지방 감량과 대사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반복되는 요요
반복되는 요요 현상, 즉 다이어트 후 감량한 체중이 다시 빠르게 원래대로 돌아오는 현상은 단순한 식단 실패나 운동 부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연구와 임상 사례들은 ‘염증’이 요요의 근본 원인 중 하나임을 시사합니다. 다이어트로 지방 조직이 급격히 줄어들면, 이 조직이 새로운 크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세포 스트레스와 기계적 손상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염증 반응이 촉진됩니다. 실제로 체중 감량 후 최소 3~9개월 동안 혈중 염증 수치가 높게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 염증이 지속되면 신체는 지방을 다시 축적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이는 요요 현상의 악순환을 만듭니다. 염증이 반복되는 요요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복합적입니다. 우선, 만성 염증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 조절을 방해하고, 체지방이 쉽게 쌓이는 체질로 변화시킵니다. 지방 세포가 커지면 저산소증과 세포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대식세포가 침투해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등)을 분비합니다. 이로 인해 신진대사가 저하되고,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며, 체중이 쉽게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또한, 염증은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쳐,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의 분비 이상이나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증가로 식탐이 늘고 과식 위험이 커집니다. 다이어트 후 원래의 생활 패턴으로 돌아갔을 때, 체내 염증이 높게 유지되면 지방 축적이 더욱 가속화됩니다. 이는 단순히 체중 증가에 그치지 않고, 대사증후군, 당뇨,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의 위험도 함께 높아지게 만듭니다. 특히, 극단적인 다이어트나 고강도 운동 후 회복 없이 생활하면, 오히려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고 면역 체계가 약화되어 염증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때 부종, 셀룰라이트, 림프 순환 저하 등도 동반되어 요요 현상이 더욱 심화됩니다. 요요를 막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체중 감량에만 집중하기보다, 감량 후 최소 3개월 이상은 염증 관리와 함께 체중을 유지하는 ‘유지어터’ 기간이 필요합니다. 이 기간 동안 항염 식단, 적절한 휴식과 회복,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체내 염증을 낮추는 것이 곧 요요를 예방하고, 건강한 체중을 오래 유지하는 핵심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과도한 운동
과도한 운동이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많은 운동 전문가와 의학계에서 꾸준히 강조되어 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운동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그 강도와 시간, 그리고 회복의 균형이 맞지 않을 때 오히려 우리 몸에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염증 반응입니다. 운동을 무리하게 하거나 장시간 지속할 경우, 근육뿐 아니라 전신에 걸쳐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신체적 문제와 피로, 심지어 운동 효과 저하까지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할 때 근육은 반복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하며, 이 과정에서 근섬유에 미세한 파열이 생깁니다. 이러한 미세 손상은 근육 성장의 필수적인 과정이지만, 그 정도가 심하거나 회복이 충분하지 않으면 염증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때 분비되는 염증 매개 물질은 통증, 부종, 열감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며, 체내 단백질 합성을 방해해 오히려 근손실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운동 후 나타나는 지연성 근육통(Delayed Onset Muscle Soreness, DOMS)은 이러한 염증 반응의 대표적인 예로, 무리한 운동 후 24시간에서 72시간 사이에 근육통이 심해지는 현상입니다. 더 나아가, 과도한 운동은 단순히 근육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전신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고강도나 장시간 운동을 할 경우, 몸의 체온이 과도하게 상승하고, 혈액이 근육으로 집중되면서 복부 내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합니다. 이로 인해 복부 내장, 특히 소장과 대장 등은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줄어들고, 세포 손상이 발생해 장벽이 약해집니다. 그 결과 장내 세균이나 독소가 혈액으로 침투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전신 염증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실제로 이런 전신 염증은 피로감, 컨디션 저하, 면역력 약화 등으로 이어져 운동 퍼포먼스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과도한 운동이 염증을 유발하는 또 다른 경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과다 분비입니다. 운동이 지나치면 신체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에 따라 코르티솔이 증가합니다. 코르티솔은 본래 염증을 억제하는 역할도 하지만, 만성적으로 높아지면 오히려 근육 합성을 방해하고, 단백질 분해와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등 신진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면역체계가 약화되어 감염이나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의 운동은 체온 조절이 어려워져 복부 내장 손상과 염증 반응이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근육 성장이나 체중 감량에도 방해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운동 후에는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 그리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적정 강도의 운동을 통해 염증 반응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해야만 운동이 진정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